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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사스 주립대 IT 인턴십 커리어페어(Career Fair) 후기

by Nomad Designer 2021. 9. 17.

오늘 온라인으로 진행된 커리어페어에 회사 대표로 참가했어요. 유티 오스틴 (택사스주립대학 오스틴;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의 자연과학대학에서 진행한 커리어페어였는데, 제가 졸업한 학교이기도 하고 최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인턴들 멘토링을 해주면서 관심이 가서 참석했죠. 5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10분에 한 명씩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아서 진행했어요. 학부 2학년생부터 곧 졸업하는 시니어까지,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 얘기를 듣고 질문에 답도 해주었습니다.

 

학생들과 1:1 면담식으로 진행했어요.

 

IT기업 대표로 참석하다 보니, 개발자나 엔지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 엔지니어 쪽 학생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개중에는 UX를 희망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프로덕트 매니저를 희망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커리어페어에 회사 관계자로 참석한 건 처음이었는데 쉴틈 없이 30명가량의 학생들을 만나 끊임없이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질문을 던지고 답하다보니 제 기준치가 생기더라고요. 10분이라는 정말 짧은 시간 동안의 대화로도 어떤 학생들은 정말 우리 회사로 데려와서 인턴 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다른 학생들은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느낀 점들을 나눠보려 해요. 혹시 커리어페어를 앞둔 학생이시거나 인턴십 혹은 직장을 찾고 있다면 제 경험이 본인이 얼마나 준비되었는지 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요. 

 


 

커리어페어에서 만난 인턴십 지원자들에게 해주고 싶던 조언

1. 적어도 본인이 어떤 직업(role)에 왜 관심이 있는지 알아보세요.

한 학생이 본인은 비즈니스와 테크놀로지에 관심이 많고, 현재 하고 있는 공부도 UT Austin McCombs 경영대학(School of Business)  MIS(매니지먼트 인포메이션시스템;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라고 자신을 소개했어요. 그러면서 자신은 프로덕트 매니저를 희망한다고 하더라고요. 

 

학점도 4.0 만점에 지난여름학기에도 인턴십 한 경험이 있는 학생이었어요. 이것저것 재능이 많아 보여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스킬 셋(skillset)으로 지원할 수 있는 직업이 많을 텐데 왜 하필이면 프로덕트 매니저를 희망하냐"라고 물었죠. 

 

이 학생이 제 기억에 남는 가장 큰 이유는 본인이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알아보고, 판단해본 몇 안 되는 학생이었기 때문이에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인턴십에 관심이 있다고 얘기하면서도 본인이 프런트엔드(front-end), 백엔드(back-end), 데이터사이언스, 아키텍처(software architecture)등의 분야 중 뭐에 가장 큰 흥미를 느끼는지, 왜 특정 분야를 희망하는지 설명을 못 하더라고요. 어떤 학생은 본인이 희망한다고 말한 직업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티끌만큼도 없는 것 같아 보였어요.

 

2. 레쥬메는 미리 준비하세요.

가벼운 마음으로 커리어 페어에 참석한 학생들도 많겠죠. 정식 인재를 채용하는 자리가 아닌 대학교에서 하는 커리어페어 이벤트였기 때문에 저도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했어요. 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소개를 할 때 미리 작성한 레쥬메를 바탕으로 본인의 관심 분야와 들었던 수업, 관련 경험 등을 이야기하는 학생들과, 아무 준비 없이 참석해서 자신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는 학생들은, 구분이 될 수밖에 없어요. 특히 각 학생당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본인에 대한 소개 정리가 잘 되어있던 학생들밖에 기억에 남지 않더라고요.

 

본인을 어떻게 소개하고 싶은가요? 회사 관계자에게 어떤 느낌과 정보를 남기고 싶은지 생각해보세요.

 

사실 커리어페어에 참가한 회사 관계자의 입장에서 학생들의 레쥬메는 그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한 학생이 본인의 경험과 흥미와 능력치를 고민해보고 분석해서 정리해본 그 경험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본인 스스로 원하는 게 있고 액션을 취하는 학생들은 장래가 기대되죠. 

 

3. 어떤 질문을 하고 싶은가요? 

회사에 어떤 점들이 궁금한가요? 사실 경험이 없고 아는 것이 없어서 질문도 없을 수 있어요. 하지만 아는 회사라면 평소 궁금했던 점들. '내가 이 회사에서 일한다'는 가정하에 궁금한 점들.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들. 미리 찾아보면 질문거리는 분명히 있을 거예요. 

 

회사에 궁금한 점이 없는 건 우리 회사에 관심이 없다는 사인으로 받아들여지게 돼요. 특히 한국 학생들 중 질문을 어려워하거나 꺼려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외국계 기업, 혹은 해외취업을 목표로 한다면 그 두려움은 반드시 깨고 나와야 해요. 질문이 없는 지원자나 직원들은 아는 게 없거나 자신감이 없다고 평가되기 때문이에요. 

 

4. 팔로우업(follow up)은 필수입니다.

오늘 저 혼자 30명에 가까운 학생들을 만났어요. 함께 커리어페어에 참석한 동료들도 그 정도의 학생들과 대화했을 테니 하루에 한 학교에서만 백 명이 넘는 학생들을 만났겠네요. 인터뷰를 하면서 노트는 적었지만 그래도 커리어페어가 끝난 후 가장 눈에 띄는 학생들은 인터뷰가 끝난 직후 LinkedIn에서 커넥트 신청을 한 친구들과 제 이메일로 레쥬메와 간단한 인사말을 남긴 친구들이에요. 인터뷰하면서 가장 눈여겨봤던 친구들보다도 팔로우업 한 친구들이 끝나고 나서는 더 기억에 남더라고요.

 

커리어페어가 아니더라도 보통 리크루터(recruiter)나 하이어링 매니저(hiring manager; 인재 채용 담당하는 매니저)들은 몇십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본다고 하죠. 평균적으로 한 개의 지원서에 쏟는 시간이 5분 남짓이라고 해요. 이렇게 빨리 넘어가는 이력서와 지원서에서 기억에 남는 인재가 되려면 인터뷰 후, 혹은 지원서 접수 후 팔로우업은 필수일 것 같아요. 물론 인터뷰 당시에 아직은 이르다고 평가한 친구들은 그저 팔로우업했다고 제가 회사에 추천하지는 않겠죠. 하지만 팔로우업으로 제가 짧은 시간 대화하면서 느낀 점이나 해주고 싶은 조언은 넌지시 건네볼 기회가 생겼어요. 더 열심히 공부해서 내년에 꼭 다시 도전해보렴, 응원도 해 줄 수 있고요.

 


평가받는 자리가 어색하고 어려울 수 있어요. 내 위치를 알아본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인터뷰 후에 관계자에게 나는 어떤 지원자 이냐고 질문을 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제 단편적인 경험에서 느낀 점들을 학생들과도 나누면 좋았을 텐데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안타까웠어요. 커리어페어가 끝난 후 제게 팔로우업 한 친구들과 짧은 메시지를 주고받고 앞으로도 궁금한 점이 있거나 멘토링이 필요하면 언제든 도와준다고 약속했어요. 이 친구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제 네트워크가 되겠죠.

 

이상, 긴 하루를 마친 후 느낀 점이었습니다. 

 


 

미국에서 UX 디자인을 하고,

일 벌이기 좋아해서 퇴근 후 늘 바쁩니다. 

우리 함께 경제적 자유와 은퇴의 꿈에 다가가 보아요!

 

노마드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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